◆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의 차이가 뭔가요?

저도 한때는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차이가 '엉덩짝'과 '궁둥짝'의 차이만큼이나 미미한 줄 알았습니다. 또 '미스터리 스릴러'와 '서스펜스 스릴러'의 개념은 - '이하늘'과 '이근배'가 그러하듯이 - 처음부터 따로 존재하는 둘이 아니라 같은 대상을 다르게 부르는 두 개의 이름일 뿐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미미하긴 하지만 엄연히 차이가 있고 그 이름을 구분해서 부르는 게 적어도 코딱지만큼의 쓸모는 있는 일입니다.


질문에 답하기 전, 제가 FILM2.0 기자 시절 쓴 터무니없는 칼럼 '궁금증 클리닉'을 모아놓은 어처구니 없는 책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를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다행히 260쪽에서 263쪽 사이 내용에 해답이 들어있더군요(제가 써놓고도 이제와 다시 보니 어찌나 생소해 보이던지요). 이제부터 써댈 글은 6년 전 그때, 제가 검색질로 찾아낸 컨텐츠를 기본 뼈대로 삼고, 이참에 클릭질로 새로 알아낸 사실을 군살로 추가해 작성합니다. 고로, 굳이 제 책을 사보실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물론 그럴 생각도 안했겠지만). 그때 쓴 책 보다 지금 쓰는 내용이 좀 더 많은 정보를 드리게 될테니 말이에요.

재밌는 사실은,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차이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는 게 영화 감독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소설가들입니다.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구요, 순전히 검색 결과만 놓고 보니 그렇습니다. 또 둘의 차이에 대해 밤낮으로 질문을 쏟아내는 것도 대개는 영화 관객이 아니라 소설 독자이더만요. 그렇다고 니가 소설 장르로 감히 영화를 설명해? 미친 거 아냐~? 행여라도 골룸 안영미 선생 같은 매서운 멘트는 입에 담지 말아주소서. 비록 영화와 소설이 그 태생은 다를 지언정 장르 이해에 대한 관객과 독자의 열망만은 동일하다고 판단되기에, 해외인터넷사이트에서 찾아 본 수 많은 소설 작법 강좌가 이럴 땐 큰 도움이 됩니다.


먼저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를 모두 구분해 쓰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저도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출판 에이전시 나단 브랜스포드(Nathan Bransford)라는 양반의 블로그(바로가기)에서나 이 석 자를 알뜰히 구분해 놓은 걸 본 정도니까요. 그가 말하길, "미스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 마지막 페이지에서 알수 있다. 하지만 스릴러는 범인이 누구인지 첫 페이지에서 알 수 있다. 서스펜스도 범인의 정체를 첫 페이지에서 간파하는 건 스릴러와 같지만 스릴러가 주로 추격전과 액션에 집중하는 반면, 서스펜스는 좀 더 느린 호흡으로 주인공의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이게 앞서 말씀드린 '코딱지만큼의 쓸모'에 해당하는 세 녀석 개념 차이입니다. 보시다시피 미스터리와 스릴러는 처음부터 번지수가 다른 반면, 서스펜스와 스릴러는 같은 번지수에 세들어 사는 아래집, 윗집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찾아낸 많은 자료에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혹은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비교하고 있는데 그럴 때 서스펜스와 스릴러의 설명 사이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말씀. 요걸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서스펜스는 '영화적 기법' 혹은 '영화적 장치'의 종류이고 스릴러는 '영화적 장르'의 분류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같은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로 서스펜스 뒤에는 스릴러라는 단어가, 스릴러 앞에는 서스펜스라는 보캐불러리가 투명 망토 쓰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형국이라고 미루어 짐작해도 크게 낭패를 보지는 않을 성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스릴러의 차이를 논할 때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자료는 2000년, 트리시 맥도널드(Trish Macdonald)라는 사람이 <스릴러 쓰기 writing the thriller>라는 책입니다. 이 양반, 뉘신지 모르겠으나 둘의 차이를 무려 1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비교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다 말이지요.

여기에서도 제목은 'mystery vs. thriller'로 달아놓고 내용에서는 'mystery'와 'suspense'를 비교하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있습니다. 서스펜스와 스릴러는 서로 바꾸어 불러도 정체 파악에 별 지장없는, 그래 봐야 불리는 대상만 마음 상하지 부르는 사람에겐 아무 피해없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전진'과 '박충재', '강타'와 '안칠현' 같은 관계임을 증명하는 한 사례라 하겠습니다. 아무튼. 열 여섯 가지나 되는 차이를 여기서 다 소개하기는 제 손가락이 아프고 얼핏 보기에도 눈동자에 와서 촥, 감기는 솔깃한 설명 몇 가지만 옮겨봅니다. 우리에게는 서스펜스보다 스릴러가 장르적 표현으로 더 익숙하므로 여기서는 저자의 허락도 없이(!) 본문의 서스펜스를 스릴러로 바꾸어 쓰겠습니다.

"미스터리는 머리로 푸는 '퍼즐'이고 스릴러는 가슴으로 느끼는 '악몽'이다." "미스터리는 관객을 사건 해결에 동참시키는 '탐정 판타지'를 선사하고 스릴러는 관객을 사건의 당사자로 만드는 '희생자 판타지'를 제공한다." " 미스터리는 관객에게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를 숨기지만, 스릴러는 처음부터 누가 범인인지를 밝힌다." "미스터리의 주인공은 '용의자'를 찾아 댕기고, 스릴러의 주인공은 '배신자'를 찾아 댕긴다." 기타 등등….

여기에 게일 린즈(Gayle Lynds)라는 장르 소설 작가의 인터뷰(바로가기) 중 한 대목을 더하면 둘의 차이가 좀 더 또렷하게 부각됩니다. "전통적인 스릴러는 (곧 벌어질) 어떤 끔찍한 사건을 멈추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스릴러와 미스터리의 차이가 생긴다. 미스터리에서는 이미 끔찍한 사건이 초반에 발생하고, 과연 누가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밝혀내는 게 나머지 스토리다. 물론 좋은 미스터리는 '누가' 했느냐에 더해 '왜' 했느냐까지 밝혀내지만 말이다."


이런 기준으로 볼때 [세븐]은 미스터리 혐의가 짙고 [양들의 침묵]은 스릴러에 더 가깝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세븐]처럼 이미 끔찍한 살인은 발생했고 대체 누가, 왜 그랬는지 밝히는 게 미스터리라면, [양들의 침묵]처럼 누가, 왜 사람 고기를 먹게 되었는지는 미리 다 밝혀놓은 후에 대체 언제, 어떻게 또 그런 짓을 저지를 지 긴장속에 지켜보게 만드니까 스릴러라는 얘기이지요. 같은 기준으로 브루스 윌리스의 정체를 마지막에 가서야 털어놓는 [식스 센스]는 미스터리의 명패를 달고, 하정우가 범인이라는 걸 첫 장면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추격자]에는 스릴러의 네임택이 붙는 겁니다.

"미스터리라고 부르자니 스릴러가 아깝고 스릴러라 칭하자니 미스터리가 밟히는 영화들"이 하도 많기 때문에 결국 부모성 함께 쓰기처럼 장르 이름 함께 쓰기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실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식스 센스]에 스릴이 없던가요? "아따, 내 눈엔 자꾸 죽은 놈들만 보인당께", 아이가 그 말 할 때 얼마나 오금이 저렸게요. '농촌 스릴러'라던 [살인의 추억]은 끝까지 범인이 누군지 말도 안 해주는 데 '농촌 미스터리' 아녀? 이렇게 시비 거는 게 전화 거는 것 보다 더 쉬운 게 바로 장르 구분입니다.

예로부터 장르간 벽이라는 건 '넘사벽'이 아니라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지요. 게다가 한국 영화 마케팅에 종사하시는 창의력 대마왕들 께서는 새 영화 개봉할 때 마다 새 장르 하나씩 만들어내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보니 신종 장르가 신종 플루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게 일상다반사. 그래서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자주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이름 아래 공생하는 게 이제는 더 이상 신기한 일도 아닌 겁니다.

몇몇 영화 용어 사전을 찾아보면 스릴러라는 항목은 있어도 미스터리라는 항목은 따로 없는 경우도 많아요. '스릴러'에 대한 설명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미스터리 영화나 범죄 영화 등 주인공의 운명을 둘러싼 박진감과 조바심을 축으로 진행되는 영화를 일컫는 포괄적인 영화 용어"(<세계영화문화사전>(집문당)).

이런 설명 듣고 보면 미스터리가 스릴러의 하위 장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IMDB)에서는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별도 장르로 구분하고 있으니 참 헷갈리지요? 하지만 '미스터리'도 그쯤되면 선방한 겁니다. 영화 용어 사전도 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도 '서스펜스'를 별도 장르로 구분하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였으니, 아무래도 세 녀석 중에서는 이게 가장 끗발이 딸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히치콕의 서스펜스란 무엇인가요? 

옛날에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양반이 계셨습니다. 살아생전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달고 다니신 그 분께서 중요한 이바구를 하나 남기셨어요. 이른바 서스펜스(suspense)와 서프라이즈(surprise)의 정의를 내리는 히치콕 할아버지만의 위대한 설명, 바로 이겁니다.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갑니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네 사람 모두 뼈도 못추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surprise) 뿐이죠. 그러나 나는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사람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똑같은 무의미한 대화도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이죠.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거란 말이야'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니까요.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말하죠. '차나 한잔하지.'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됩니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스'라는 겁니다."

즉, 그가 말하는 서스펜스의 핵심은 가능한 많은 정보를 관객에게 주는 겁니다. [추격자]의 그 유명한 '개미 슈퍼' 장면이 바로 그런 예가 될 수 있겠지요. 범인이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는 관객도 알고, 미진(서영희)씨도 알고, 그 누구보다 범인 자신이 제일 잘 아는데, 오직 슈퍼 주인 아주머니만 모를 때, 그걸 지켜보는 관객들이 느끼는 폭발 직전의 조바심! 그게 바로 '서스펜스'라는 말씀. 그래서 서스펜스라는 장치는 스릴러라는 장르와 친구 먹기 좋은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장르 비교 항목 기억하시죠? "미스터리는 관객에게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를 숨기지만, 스릴러는 처음부터 누가 범인인지를 밝힌다." 따라서 '서스펜스 스릴러'는 '쫄깃한 면발'이나 '얼큰한 국물'처럼 앞뒤 수식구조의 몹시 자연스러운 조합으로 들리는 반면, '서스펜스 미스터리'는 '짜장면 짬뽕'이나 '갈비탕 냉면'처럼 앞뒤 병렬구조의 살짝 낯선 조합으로 느껴지는 거지요.

하지만 미스터리 영화도 장르 영화인데 자기라고 왜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안 주고 싶겠어요. 히치콕 할아버지 가르침과 달리 끝까지 정보를 숨기면서도 관객들의 조바심과 긴장감을 자아내려다 보니 나름 변형과 진화라는 걸 하게 됩니다. 누가 죽였는지를 밝히는 건 물론이구요, 왜 죽였는지까지 설득해내는 것으로 뭔가 있어보이는 영화의 반열에 오르려 애쓴다거나, [유주얼 서스펙트] 처럼 관객 뒤통수 때리는 막판 반전 큰 거 한 방으로 서스펜스 영화의 잔 펀치에 맞서는 전법을 개발한다거나, 아니면 크게 보면 미스터리 영화이련만 장면 장면은 서스펜스 스릴러의 연출법을 차용하는 따위가 자주 목격되는 변형과 진화의 흔적. 덕분에 요즘 세상에 잘 만든 영화 소리들으려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와 스릴러가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처럼 삼위일체로 크로스! 마침내 쫄깃한 장르 융합의 기적을 행하시어, 그 동안 영화 볼 만큼 본 관객들조차 또 보고 싶게 만드는 쾌거를 이룩해야 하는 바. 뛰는 관객 위에 나는 영화가 되기란 갈수록 참 어려운 일이 되어갑니다.





출처-http://today.movie.naver.com/today/today.nhn?sectionCode=MOVIE_TUE&sectionId=228

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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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rd - Promised you ~with P-edition~

土曜にはめずらしく 人通りが少ない
도요오니와메즈라시크 히토도오리가스크나이
토요일은 이상하게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
 
いつからか 不安な雨が降る
이츠까라까 후안나아메가후루
언제부턴가 불안한 비가 내리지

あの頃の思い出が懐かしい
아노코로노오모이데가나츠까시이
그 시절 추억이 그리워

君は深く眠っていたよね
키미와후카크네뭇테이타요네
그대는 깊게 잠들어 있었죠
 
恋がいつか愛に変わった
코이가이츠까아이니카왓타
그리움이 언젠가 사랑으로 변했지
 
promised you また始めよう
promised you 마따하지메요
promised you 다시 시작해요

白く煙った宇宙に みんな笑って生きてる
시로크케뭇타우츄우니 민나와랏테이키테루
하얗게 흐려진 우주에서 모두 웃으며 살고 있어
 
 
長い冬が終わって promised you また始めよう
나가이 후유가오왓테 promised you 마따 하지메요
긴 겨울이 끝나고 promised you 다시 시작해요

白く煙った宇宙に みんな笑って生きてる
시로크케뭇타우츄우니 민나와랏테이키테루
하얗게 흐려진 우주에서 모두 웃으며 살고 있어
 
どうして君のそばにいると
도-시테키미노소바니이루토
어째서 그대의 곁에 있으면
 
こんなに口下手になっちゃうんだろう
콘나니구치헤타니낫챠운다로
이렇게 말을 잘 못하게 되는걸까
 
なんでそんなに速く歩くのかな
난데손나니하야크아루크노까나
왜 그렇게 빨리 걸어가는지
 
スピード落としたら 楽なのに
스피-도오또시타라 라끄나노니
속도를 늦춘다면 편할텐데
 
どこに行くのかも判らず あの時
도코니이크노까모시라즈 아노토키
어디에 가는지도 모른채 그때
 
promised you サヨナラしたけど
promised you 사요나라시타케도
promised you 안녕이라고 했지만
 
誰も知らない 二人が孤独だったことなんて
다레모시라나이  후타리가코도쿠닷타코도난떼
아무도 모르죠 두사람이 고독했다는걸
 
離れて始めて気付いた promised you そう時が過ぎ
하나레테하지메테키즈이타 promise you 소-토키와스기
헤어지고 처음 알았어 promised you 그렇게 시간이 지나
 
私は何かを守っていた気になっていただけ
와시타와나니까오마못테이타키니낫테이타다케
나는 뭔가를 지키고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을 뿐
 
Remember I'll always be true
promised you so special one for me
 
心の中で動き出す 淡い君との時間
코코로노나카데우고키다스 아와이키미토노지칸
마음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어렴풋한 그대와의 시간
 
恋がいつか愛に変わった promised you また始めよう
코이가이츠까아이니카왓타 promised you 마따하지메요
그리움이 언젠가 사랑으로 변했지 promised you 다시 시작해요

せつなく煙った宇宙にみんな笑って生きてる
세츠나크케뭇타우츄-니민나와랏테이키테루
애달프게 흐려진 우주에서 모두 웃으며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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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애니 만든 정길훈 대표]
세계적 만화채널 니켈로디언, 판권 30억에 팔려 170국 방영
엔지니어서 전업한 鄭대표… 나무 인형의 시계속 세상 모험, 10년 밤샘작업 끝에 탄생시켜

'뽀통령'(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와 '대통령'의 합성어)이 지배하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똑딱하우스(Tickety Toc)'(이하 똑딱)의 주인공 '토미'와 '탈룰라'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퍼니플럭스 엔터테인먼트는 21일 "'똑딱하우스'가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방영된다"고 밝혔다.

'똑딱하우스'는 출발만 놓고 보면 '뽀로로'보다 기세가 무섭다. 2003년 처음 선보인 '뽀로로'는
이듬해부터 외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해 현재는 120여개국에서 어린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애니메이션 최대 시장이라는 미국 등 북미지역의 메인 채널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똑딱하우스'는 세계적 만화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이 판권을 사 미국 등 북미를
포함해 세계 170개국에서 전파를 탄다. 애니메이션업계가 '똑딱'을 '제2의 뽀로로' 또는 '뽀로로를
능가할 수도 있는 무서운 신예'라고 평가하는 건 이런 잠재력 때문이다. '뽀로로'는 브랜드 가치만
389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애니메이션과 150여종의 캐릭터 상품 등을 통해 저작권료로만
연간 12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똑딱하우스’의 한 장면. 강아지 열차 ‘퍼프펄티’ 앞에 맨 앞 칸에서 내다보고 있는
소녀·소년이 이 만화의 쌍둥이 주인공 ‘탈룰라’와 ‘토미’다. 위 사진에선 왼쪽이 ‘토미’
오른쪽이 ‘탈룰라’. /퍼니플럭스 제공

이처럼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는 사람은 '똑딱하우스'를 직접 만들어낸 정길훈(41)
퍼니플럭스 대표이다. 그는 대학에서 제어계측을 공부하고 전자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엔지니어였다.
21일 본지와 만난 그는 "27세이던 1997년 영화 '쥬라기공원'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컴퓨터그래픽(CG)학원으로 향했던 게 애니메이션 일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똑딱하우스'는 그로부터
10년 만인 2007년에 탄생했다. 정 대표는 "'똑딱'을 만들기 전까지 TV 프로그램 삽입 애니메이션부터 미국
디즈니사(社)의 하도급일, 극장용 만화 작업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야근에 철야를 반복해도
박봉인 열악한 상황이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길을 만들어내자'고 결심하고 국제무대에
통할 애니 아이템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초등학교 주변과 아동 관련 전시회를 두루 돌아다녔죠."


정길훈 퍼니플럭스 대표가 ‘똑딱하우스’ 홍보물에 기대 내년 봄 방영 예정인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ecaro@chosun.com

정 대표는 "어느 날 유아교육 전시회를 갔더니 나무를 소재로 만든 장난감 주변마다 엄마들이 북적이는 게
눈에 띄었다"고 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친환경 소재라서 인기가 많다고 하더군요. 특히 '나무 완구는
유럽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나무 완구 캐릭터야말로 딱 전 세계에 통할
아이템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콘셉트가
"나무 완구들이 사는, 오래된 시계 상점에 걸린 '똑딱 시계' 안의 세계"였다. "어릴 적 뻐꾸기시계를 보면서
'뻐꾸기는 저 안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해했던 기억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주인공 '토미'와 '탈룰라'는
나무 완구를 의인화한 쌍둥이 남매. 태권도 유단자인 살림꾼 암소 '마담 올 레이', 뛰는 걸 멈추지 않는 토끼
'호파루', 가장 빠른 달팽이 '룩시루', 시계를 수리하는 '맥코깅스' 등도 등장한다.

정 대표는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자인 4~5세 아동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스토리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똑딱 시계' 뒤쪽 세상에선 시간을 1시·2시 등 숫자로 부르는 대신 '케이크
굽는 시간' '친구 돕기 시간' '낙엽 쓰는 시간'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똑딱하우스'는 현재 '시즌 1' 52회 중 37회의 제작이 끝난 상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 10억원을 포함해
50억~60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중 판권료로 30억원을 회수했지만 앞으로의 '경제성과 수익'이 문제다.
그러나 정 대표는 "크게 문제없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은 TV 방영에서 돈 버는 게 아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장난감, 책, 영화, 태블릿PC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익이 난다"고 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화하는 데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22/20111222000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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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신화 통해 한국 사회상 그려… '만화 종주국' 日도 반했죠"
'한국의 저승' 일본에 수출된다.



원작 지명·배경 등 그대로 사용… 한국 정서 담은 '문화수출' 평가
국내서 단행본으로 3만부 판매… 영화화 작업도 준비중'겹경사'
얼떨결에 만화가 길 들어섰지만 그림 꾸준히 그려 명작 만들고파


음주로 인한 간질환으로 사망한 김자홍 씨.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서 일만 하다 40대에 사망한 그는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이다. 저승에 간 그는 7명의 저승 시왕에게 재판을 받는다. 살아있을 때 지은 죄와 공을 평가해 칼로 이루어진 산에 있는 도산지옥, 펄펄 끓는 무쇠 솥에 빠지는 화탕지옥, 얼음 감옥에 갇히는 한빙지옥, 잎사귀가 칼인 숲 속에 있는 검수지옥, 혀를 벌하는 발설지옥, 독사가 있는 독사지옥, 거대한 톱이 몸을 찢는 거해지옥을 지나며 지옥에 떨어질지, 극락으로 갈지 결정된다.

‘한국의 저승’이 일본에 수출된다. 한국 전통 저승 신화를 바탕으로 한 웹툰(webtoonㆍ인터넷 연재 만화) ‘신과 함께’가 일본 만화 잡지 ‘영간간’에 판권이 팔려 리메이크된다. 지난 해 1월부터 9개월간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돼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오는 12월부터 ‘영간간’에 약 3년간 연재될 예정이다. 국내 출판 만화 시장의 70%가 일본 수입 만화인 상황에서 ‘만화 종주국’일본에 리메이크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번 리메이크는 원작의 지명과 배경이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에서 ‘문화 수출’로 평가받을만하다. 국내에서는 ‘미녀를 괴로워’를 만든 영화사 리얼라이즈픽쳐스에서 2013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장편 작품 활동 3편 만에 영화화와 해외 수출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웹툰 작가 주호민(31ㆍ사진) 씨를 경기도 파주의 자택에서 만났다.

5년 전부터 민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얼마 전엔 한 중년 아주머니께서도 내 얼굴을 알아보더라”며 “마침 어머니와 장을 보는 중이어서 어머니께서 자랑스러워하셨다”고 수줍게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과 함께’는 한국 전통신화를 소재로 현대 한국 사회를 표현다. 과도한 음주로 남들보다 일찍 이승을 하직한 중년 남성,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한 청년 등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바탕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작품에 공감해 울고 웃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국인으로서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죄책감을 건드려보고 싶었다”는 그는 “작가는 울고 독자는 안 울면 최악인데 작가는 안 울고 독자는 우는 건 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은 저승이 ‘근대화’됐다는 설정 아래 탄생해 곳곳에 유머러스한 패러디가 이어진다. 이승에 지하철, 교통체증, 잡상인 등이 등장하고 커피숍 메이커를 패러디한 ‘헬 벅스(hellbucks)’, 저승 소식을 전하는 ‘저승 타임즈’ 등이 웃음을 자극한다.

그가 한국 사회상을 반영한 작품을 그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장편 데뷔작인 ‘짬’에서는 군대 시절 이야기를 그려 독자들 사이에 ‘짬을 보고 군대가야 제대로 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회자됐고, 이후 그린 ‘무한동력’에서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춘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사람은 사회적으로 맞물려 살아가는 존재이니 사회성 있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의도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되네요.”

그래서 일본에서 리메이크 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엔 의아했다고 한다. 워낙 한국적인 색채가 담겨 있어 일본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사실 일본인은 효의 개념도 우리와 달리 약하고 징병제가 없으니 군대 의문사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았죠. 게다가 ‘리메이크’를 하겠다길래 지나치게 현지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고요.”

작품을 그대로 번역해서 수출하는 게 아니라 원작을 일본식으로 리메이크하겠다는 일본측제안에 그는 몇가지 조건을 걸었다. 한국의 신, 등장인물의 이름과 지명 등을 그대로 써 달라고 한 것. 일본 버전에서는 잡지에 어울리게 그림체와 연출만 바뀐 채 한국 작품의 정서를 그대로 수출하게 됐다.

“나중에 단행본으로 출간되거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될 경우 그에 대한 러닝 개런티도 받기로 계약했어요. 일본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돼 한국으로 역수출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작품은 지난 해 말 국내에서도 단행본(3권)으로 출간됐다. 웹툰 만화가 단행본 출간될 경우 초판 3,000부 이상 찍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 ‘신과 함께’는 6쇄까지 출간, 3만부 가량이 팔렸다. 웹툰 만화 단행본이 3만부 팔린 것은 출판계에서‘초대박’으로 평가된다.

‘신과 함께’는 이번에 수출된 ‘저승편’ 외에 전통 가택신이 등장하는 ‘이승편’과 ‘신화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내에서 ‘이승편’의 연재는 지난 9월 끝났고 ‘신화편’은 내년에 연재가 시작된다.

작품을 시작할 때 이 같은 계획을 모두 세웠다는 그는 예상 외로 계획이 철저한 사람은 아니었다. 원래 만화가가 되려는 생각도 없었고 취미로 그림을 그릴 뿐이었다.

“부모님 모두 미대를 나오셨어요. 제가 열살 때 아버지가 쉰 살 때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만 그리겠다고 선언하시는 바람에 어머니가 동네 아이들을 모아 그림 가르치는 일을 오래하셨죠. 늘 그림을 접하면서 자랐죠.”

취미로 만화를 그리긴 했지만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재수에 실패하자 당시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기던 애니메이션학과에 눈을 돌리게 됐다.

“재수에 실패하고 삼수에 자신이 없을 때 어머니가 애니메이션학과를 권하셨어요. 전문대에 구색맞추기 식으로 애니메이션 학과가 생기던 때라 학교엔 그림을 제대로 그리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군 제대 후 학교에 돌아오니 학과가 없어졌어요.”

학과가 없어지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둔 그의 포털 사이트의 웹툰 코너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올린 첫 번 째 만화 ‘짬’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업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얼떨결에 만화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작품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요즘은 보통 스크롤(칸이 구별되지 않고 이어지는 것)로 연출하는데 저는 칸을 나눠요. 칸과 칸 사이를 독자들이 상상력으로 채운다고 생각하니까요.”

앞으로 그의 목표는 단순명료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아버지 말씀이 위대한 화가들도 대중에게 알려진 작품은 10분의 1도 안되고 야구선수도 3할 치면 좋은 타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전부 다 잘 할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하다 보면 명작도 나올 것이고 망작도 나오겠죠. 꾸준히 그리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출처-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1111/e2011110310451711814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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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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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사무실 책장에는 이런 책들이 꽂혀 있었다.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드림 소사이어티' '소통형 인간'··· "자기가 잘하는 걸 하면서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생태경제를 만들고 싶다"는 김범수. 카카오의 모든 직원이 직책 떼고 영어이름으로 부르도록 한 브라이언(Brian) 김범수. 그의 바람은 고스란히 책장에 녹아있었다.

가난 딛고 입학 후 팽팽 놀던 서울대생
휴학시키고 함께 밤새 게임 '별난 아빠'
"문제를 정의하라, 관점을 바꿔보라"

PC통신 유니텔을 만들고, 한게임을 만들고, NHN을 만들고, 그리고 카카오톡까지 만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5).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줄 알았다. 아무래도 '있는 집' 자식들이 보고 듣는 것도 많아 창의적인 일에 강하다고 하니깐. 험하게 자란 얼굴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의외였다. 그는 '없는 집' 자식이었다. 그것도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아야 했던 아주 '없던 집' 자식이었다.
"어머니하고 같이 살아본 적이 거의 없어요. 지방에 돈 벌러 다니신다고 말이죠. 2남3여 맏아들인데 대학에 간 건 저 혼자뿐이었죠. 그래서 저한텐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모성애에 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 말입니다."
그래서 김범수도 힘들어 하는 청춘들에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꿈'을 주문할 줄 알았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던 장승수 변호사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반대였다.

"스스로에게 희망을 고문(拷問)해선 안될 것 같아요. '내가 안 되는 건,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거야'라는 식으로 말이죠." 김범수는 희망조차 고문하며, 스스로를 달달 볶아야 살아남는 지금 세상에 대해 "이의(異議)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힘들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서 출발하자"고 얘기했다.

"몰래바이트 첫 월급으로 라면 사먹을 때, 울컥했다"

김범수의 부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경우였다. 아버지는 중졸, 어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을 하면서, 어머니는 지방에 머물며 식당일하면서 자식들을 키웠다. "할머니까지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았죠. 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어머니 사랑을 많이 못 받았던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더라고요."

김범수가 중학생때 아버지가 정육 도매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작은 집을 장만하기도 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부도가 났다. 그래서 재수를 할 때는 혈서까지 쓰면서 독하게 공부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니까 보통의 노력으로는 안될 것 같았어요. 마음 흐트러질 때마다 손가락 베서 혈서를 썼죠. 3번을요. 담배 끊으려고 '까치담배(낱개로 파는 담배)' 3개비를 사다 책상에 올려놓고 진짜 힘들 때만 피자고 했죠. 1년 후에 2개비가 남았더라고요."

대학(서울대 산업공학과)에 들어간 후, 그는 먹고 사는 게 막막했다. "1학년에 딱 들어갔는데 점심 값이 없었어요. 친한 친구도 없었고, 소심해서 점심 사달라고 엉겨 붙기도 그렇고, 굶고 다녔죠. '돈 벌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땐 과외가 금지였지만 '몰래바이트' 무지무지하게 했습니다. 첫 월급 15만원 받아 분식집에서 라면을 사먹는데 울컥하더라고요."

 


"연결된 세상에 대한 첫 경험, 이게 뭐야, 대체!"

눈물 젖은 라면 먹으며 학비를 벌었으면 공부도 독하게 했을 법 한데 김범수의 대학생활은 정반대였다. "재수 1년을 워낙 힘들게 해서 그랬는지, 보상 심리랄까, 고스톱 포커 당구 바둑에 푹 빠졌어요. 교수할 것도 아니고, 서울대 졸업하고 취직 못할 것도 아니고, 이왕 놀 거면 도둑질 빼고는 다 해보자 싶었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런 숱한 경험들이 버려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시작하는 게 첫걸음인 것 같아요. 한게임 만들 때도 '그나마 내가 잘하는 게 뭐지'하다 보니 '내가 잘하는 게임과 잡기, 이런 걸 온라인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밤새워 놀았던 경험들이 온라인에서도 되겠다 싶었죠."

그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가난하다고 모질게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모질게 공부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듯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빠지고, '내가 잘하는 것'에서 길을 찾는 것. 험하고 힘든 청춘일수록 말이다.

김범수가 '연결된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거 돈 되겠네'가 아니었다. '이게 뭐야, 대체'였다. "대학원 시절 BBS(전자게시판시스템, PC통신의 초기형태) 사업쪽으로 창업한 후배 사무실에 갔는데, 이게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제가 모르던 세상이 존재하더라고요. '직접 만나서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채팅을 한다? 이게 뭐야, 대체' 싶었죠. 연결된 세상에 대한 첫경험이었죠,. 너무너무 신기했어요. 3개월을 후배 사무실에서 합숙하면서 배웠죠. 졸업하고 컴퓨터 원 없이 쓸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결심했죠."

"내 성공의 비결은 영화 '올드보이'와 피카소"

김범수는 늘 반 발자국씩 앞서왔다. 삼성SDS 동료들이 코볼, 포트란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을 때 그냥 다 건너뛰고 윈도에 집중했고, 동료들이 프로그래밍에 집중할 때 유니텔 사업에 자원했다. 인터넷에 대한 개념이 희미하던 시절 회사 때려치우고 나와 한게임을 차렸고, 아이폰이 출시되는 것을 보고 모바일 메신저에 주목했다. 남들보다 반발자국씩 앞서가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15년을 가두잖아요. 최민식이 '어떤 놈이 대체 날 가뒀나' 고민하고 관객들도 그 느낌을 쫓아가죠. 하나씩 비밀이 풀어지니까 '저래서 가뒀구나' 하죠. 그런데 영화가 끝나나 싶었는데 유지태가 딱 한마디합니다. '당신이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만 찾을 수밖에 없다'고. '왜 가뒀나가 아니라 왜 풀어줬나가 올바른 질문이다'고 말이죠. 거기서 땅 때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범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더의 능력은 답을 찾아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할 줄 아는 것 같아요. '어떤 어떤 문제를 풀어봐'라고 말이죠. '어떤' 문제를 풀어보라고 할지가 경쟁력이죠."

그는 '관점의 이동'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대부분 인간이 관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보자는 것이죠. 피카소는, 남들이 눈에 보이는 걸 그릴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서 세계 최고가 됐죠.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 이걸 내재화하고 습관화하면 경쟁력이 되는 거죠."

PC통신을 처음 봤을 때 '이제 뭐야, 대체'라고 할 수 있었던 것, 동료들이 포트란이라는 현재에 매몰됐을 때 다 건너뛰고 '다음엔 뭐지?'하며 윈도와 유니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인터넷에 대해 두루뭉술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때 '인터넷이 뭐야'하며 온라인으로 밤새 노는 것에 주목할 수 있었던 것,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새로운 것으로 무얼 하지? 전화기란 게 대체 뭘까?'라며 근본적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 이게 바로 그의 경쟁력이었다.

"사건 A가 발생했는데 한발 앞서 사건 B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것, 바로 이것이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 하나를 가질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길게도 필요 없어요. 딱 6개월만 앞서 다르게 보고 질문을 던지면 웬만한 건 다 준비할 수 있습니다." 




"애들 휴학 시키고 PC방서 밤새 게임하고 노는 아빠"

김범수는 2000년 한게임을 삼성SDS 동기 이해진 사장의 네이버와 합병시키고 NHN 공동대표가 된다. 2004년 NHN 단독대표를 거친 이후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대표를 맡는다. 그러다 2007년 8월 대표직을 던진다. 성공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돈 많이 버는 게 성공이라 정의해버리고 달려온 것 같았죠. 어릴 때 트라우마 때문이었겠죠. 멈춰야겠더라고요. 이해진 만나서 그랬어요. '잘 모르겠다. 난 일단 가족들에게 가야겠다'고."

김범수는 다 털고 가족이 있던 미국으로 떠났다. 애들과 놀아주고 학교 데려다주면서 1년을 보냈다. "그런데 뭔가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 내면으로 들어가 내가 좋아하는 것, 의미가 있는 것, 가치가 있는 것 말이죠. 돈을 얻은 대신, 내가 잃어버린 것 말입니다." 그는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다시 귀국해 음악에 빠지고, 책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했던 게 저한텐 새로운 축복으로 다가왔어요. 이 나이에 말이죠. 사람들 만날 때마다 물었죠. 행복하냐고, 어떤 꿈이 있냐고.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까 약간의 힌트가 보이더라고요."

김범수는 너무 외로워서 "1년만 휴학하고 한국서 놀자"고 미국에 있던 가족들을 설득했다. "큰 애는 고1, 둘째는 중3이었는데 1년 늦게 대학가면 어떠냐 싶었죠. 나도 재수했는데. 넷이서 여행도 가고 당구도 치고 별 걸 다해봤죠. 아무 것도 못하게 하고 놀게만 했어요. PC방도 자주 갔어요. 저도 게임 잘하고, 와이프도 고수거든요. 딸이 문제였는데 아들의 지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죠. 넷이 게임하다보면 금세 새벽 4시였어요. PC방 주인이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행복했어요."

그렇게 혼자서, 또 가족과 놀기를 3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그는 가족들에게 다시 양해를 구했다. "출근 좀 해야겠다"고. 그러고서 김범수가 세상에 들고 온 게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면서 말이다.

"악착같이 살지마라. 다만 관점을 바꿔보라"

김범수는 "카카오톡이 꿈이 묶여있는 젊은이들이 그 꿈을 훨훨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규모의 경제에서는 재벌이든, 언론이든, 포탈이든 독점하고 줄 세우는 것이 꿈의 경지였잖아요. 또,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에서 금융이 일으키는 가치라는 게 별 거 없는데 가져가는 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새로운 실험이 성공한 거에요. 애플이 만든 생태계에 35만개 앱이 활동하고 있어요. 다 같이 먹고 사는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죠. 카카오톡도 수혜를 입었고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젊은 친구들이 활개칠 수 있는 툴을 만들어주는 것,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거에요. 카카오톡 가입자가 2500만명인데 이건 엄청난 기반이에요. 음악이건, 책이건, 동영상이건, 콘텐츠 하나로 전세계에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해리포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예요."

김범수는 청춘들에게 악착같이 살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일본에선 모바일로 소설을 연재해 500억원 대박을 낸 작가가 있어요. 유명작가가 아니에요. 짧은 문장과 빠른 템포로 모바일에 맞췄던 거죠. 이제 고시공부처럼 과거지식을 쌓는 트레이닝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어요. 글을 쓰고 싶은 친구라면 글쓰기 연습을 하는 동시에, 글쓰기와 패러다임 변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 대한 스킬을 쌓으면서 동시에 관점을 바꿔 세상을 볼 줄 아는 것, 그 두개가 딱 만나는 선에서 답이 나오는 거 같아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역삼동 카카오 사무실로 찾아가면서 기자는 크게 성공한 김범수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청춘들에게 어마어마한 노력을 강조할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악착같이 살지 말라고 했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고문하지도 말라고 했다. 대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했다. 다만 관점을 이동해볼 것, 문제를 정의할 것을 주문했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놀이를 해도 다르게 생각하는 것, 바로 이것이 김범수의 성공 비결이었다.

출처-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1714343203791&outlink=1

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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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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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쳐폰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하얀섬이 아이폰버전(4.99$)으로 나왔다.
며칠 플레이 하던중 여러가지 문제점이 개선된 업데이트가 떴길래 업데이트를 했더니
기존에 중반까지 플레이 했던 세이브가 삭제되고 처음부터 시작되었다.
분명히 업데이트내용에는 세이브파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해당 블로그에 문의하러 가봤더니 세이브 삭제에 대한 문의 내용이 많다.
하지만 그에대한 답변은 없다.

제작사에서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한 테스트도 안거치고 업데이트를 올려놓은 것이다.
세상에 무슨 게임이 패치될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단 말인가.

하얀섬 공식 블로그에 들어가서 문의를 해봐도 제작측에서는 10월 5일에 긴급패치라는 공지를 끝으로 답변이 없다.
몇개안되는 유저들의 리플뿐...
http://wi.gameshower.net/whiteisland/




비쥬얼샤워라는 게임 제작사는 홈페이지도 제대로 되어있지않고 고객센터같은 건 찾아볼 수 가 없다.
http://www.visualshower.com/


세이브지워진건 아이폰 백업에서 복원하기전엔 못 살릴 것이라는 건 안다.
누가 빨리 이거 세이브 살려달래냐?
왜 이렇게 된건지, 앞으로 어떤 패치로 이 문제가 개선될 것인지 등.. 아니면 그럴줄 몰랐다고 사과라도 하던지,
뭐라 말이라도 해야 안심하고 업데이트를 하던지 말던지 할것 아니냐?


게임데이 신작 : RoomBreak: Escape Now!!
http://itunes.apple.com/hk/app/roombreak-escape-now!!/id463700550?mt=8

이번에 게임데이에서 나온 Room Break(0.99$)는 망치를 타이밍에 맞춰서 터치한다던지,
금고레버를 직접 돌린다던지 하는 재미적인 요소가 많고 로딩이나 버벅거림없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다가 유니버셜 앱이라 한번 구매로 아이폰, 아이패드 둘다 사용가능하다.
하얀섬보다 가격도 싸고 최적화도 잘되어 있으며 훨씬 재밌다는 뜻이다.

세이브문제에 대한 업데이트는 하던지 말던지 끝까지 묵묵부답으로 나오던지 상관없다.
4.99$ 불쌍한 사람한테 기부한셈치지 뭐.

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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