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통령(최고인기 만화 뽀로로)도 못한 일 '똑딱하우스'가 해냈다
개인취향 2011. 12. 22. 10:26 |[토종 애니 만든 정길훈 대표]
세계적 만화채널 니켈로디언, 판권 30억에 팔려 170국 방영
엔지니어서 전업한 鄭대표… 나무 인형의 시계속 세상 모험, 10년 밤샘작업 끝에 탄생시켜
'뽀통령'(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와 '대통령'의 합성어)이 지배하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똑딱하우스(Tickety Toc)'(이하 똑딱)의 주인공 '토미'와 '탈룰라'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퍼니플럭스 엔터테인먼트는 21일 "'똑딱하우스'가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방영된다"고 밝혔다.
'똑딱하우스'는 출발만 놓고 보면 '뽀로로'보다 기세가 무섭다. 2003년 처음 선보인 '뽀로로'는
이듬해부터 외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해 현재는 120여개국에서 어린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애니메이션 최대 시장이라는 미국 등 북미지역의 메인 채널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똑딱하우스'는 세계적 만화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이 판권을 사 미국 등 북미를
포함해 세계 170개국에서 전파를 탄다. 애니메이션업계가 '똑딱'을 '제2의 뽀로로' 또는 '뽀로로를
능가할 수도 있는 무서운 신예'라고 평가하는 건 이런 잠재력 때문이다. '뽀로로'는 브랜드 가치만
389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애니메이션과 150여종의 캐릭터 상품 등을 통해 저작권료로만
연간 12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똑딱하우스’의 한 장면. 강아지 열차 ‘퍼프펄티’ 앞에 맨 앞 칸에서 내다보고 있는
소녀·소년이 이 만화의 쌍둥이 주인공 ‘탈룰라’와 ‘토미’다. 위 사진에선 왼쪽이 ‘토미’
오른쪽이 ‘탈룰라’. /퍼니플럭스 제공
이처럼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는 사람은 '똑딱하우스'를 직접 만들어낸 정길훈(41)
퍼니플럭스 대표이다. 그는 대학에서 제어계측을 공부하고 전자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엔지니어였다.
21일 본지와 만난 그는 "27세이던 1997년 영화 '쥬라기공원'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컴퓨터그래픽(CG)학원으로 향했던 게 애니메이션 일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똑딱하우스'는 그로부터
10년 만인 2007년에 탄생했다. 정 대표는 "'똑딱'을 만들기 전까지 TV 프로그램 삽입 애니메이션부터 미국
디즈니사(社)의 하도급일, 극장용 만화 작업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야근에 철야를 반복해도
박봉인 열악한 상황이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길을 만들어내자'고 결심하고 국제무대에
통할 애니 아이템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초등학교 주변과 아동 관련 전시회를 두루 돌아다녔죠."
정길훈 퍼니플럭스 대표가 ‘똑딱하우스’ 홍보물에 기대 내년 봄 방영 예정인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ecaro@chosun.com
정 대표는 "어느 날 유아교육 전시회를 갔더니 나무를 소재로 만든 장난감 주변마다 엄마들이 북적이는 게
눈에 띄었다"고 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친환경 소재라서 인기가 많다고 하더군요. 특히 '나무 완구는
유럽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나무 완구 캐릭터야말로 딱 전 세계에 통할
아이템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콘셉트가
"나무 완구들이 사는, 오래된 시계 상점에 걸린 '똑딱 시계' 안의 세계"였다. "어릴 적 뻐꾸기시계를 보면서
'뻐꾸기는 저 안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해했던 기억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주인공 '토미'와 '탈룰라'는
나무 완구를 의인화한 쌍둥이 남매. 태권도 유단자인 살림꾼 암소 '마담 올 레이', 뛰는 걸 멈추지 않는 토끼
'호파루', 가장 빠른 달팽이 '룩시루', 시계를 수리하는 '맥코깅스' 등도 등장한다.
정 대표는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자인 4~5세 아동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스토리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똑딱 시계' 뒤쪽 세상에선 시간을 1시·2시 등 숫자로 부르는 대신 '케이크
굽는 시간' '친구 돕기 시간' '낙엽 쓰는 시간'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똑딱하우스'는 현재 '시즌 1' 52회 중 37회의 제작이 끝난 상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 10억원을 포함해
50억~60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중 판권료로 30억원을 회수했지만 앞으로의 '경제성과 수익'이 문제다.
그러나 정 대표는 "크게 문제없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은 TV 방영에서 돈 버는 게 아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장난감, 책, 영화, 태블릿PC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익이 난다"고 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화하는 데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22/20111222000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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