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리기에 앞서 이 글은 한국에도 가오가이거나 에반게리온 등과 같은 메카닉 애니메이션이 나와줬으면...하는 바램과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글입니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쓴 글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저 태권브이 좋아해요~ㅋㅋ
한국 메카닉 로봇애니메이션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태권브이. (현재까지도 마징가Z와 표절논란이 있지만 그건 관점의 차이로써 벤치마킹과 표절은 종이한장 차이라고 봅니다^^)
저도 어렸을 때 극장에서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지요. 태권브이는 칼이나 무기를 이용하지않고 한국의 무술인 태권도를 사용해서 적과 싸웠기때문에 세계 최초의 무술 로봇이라는 칭호를 갖고있다고 합니다. 한국 고유의 무술을 사용하고 그 내용 또한 한국적 색채가 강하다는 평을 듣고있는 태권브이. 그런 태권브이의 포스는 현재에 이르러 디지털복원이라는 기술력을 안고 다시 상영을 할 정도죠. 하지만 바로 이 한국적인 유일한 슈퍼로봇 태권브이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는 점이 현재 우리나라의 메카닉 애니메이션에 악영향을 끼치는게 아닐까요?
수많은 매니아를 형성하고있는 에반게리온은 가라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무라이의 검을 사용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가끔 기모노가 나오는 장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군데군데 일장기가 나오거나 빨간색을 강조하지도 않아요.
나름대로 여러가지 일본 메카닉 만화를 봤지만 적어도 많이 흥행했던 작품 중에는 그 만화안에서 그다지 일본만의 요소가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하지만 닌자는 좀 많이 나오죠^^; 인정..)
어쨌든 그러면서도 그 만화를 보면 일본꺼라고 대번에 알 수있는 이유는 그 만화들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알려졌다는 것은 그만큼 재밌기 때문이잖아요.
결국 일본적이고 일본스러워서 재밌는게 아니라, 재밌기 때문에 많이 보고 일본이란 나라의 만화를 기억하게 된 게 아닌가요? 참 대단하죠. 일장기가 나오지도 않는데 일본만화를 선호하고 그 나라를 기억하게 되는 것이 참 신기해요.
그럼 반대로 우리 만화는 항상 어떤 문제에 봉착하나요? 컨셉단계에서부터 우선적으로 한국적인 것을 찾죠. 만화에 한국적인 요소가 있고 그것이 성공 했을 때만이 국위선양을 하는 것은 아닌데도요. 컨셉을 정함에 있어서 한국적인 것만 찾는 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주제의식의 한계를 불러온다고 볼 수있습니다. 게다가 태권브이가 한국의 무술을 사용하고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주제였다는 것은 현재의 해석일 뿐, 근본적인 흥행성공의 이유라고는 볼 수 없어요. 흥행성공의 이유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형태가 아니었던 참신한 내용과 그당시 힘들었던 사회분위기에 힘을 싣어줬다는 부분이 아닐까요? 그와중에 한국의 무술인 태권도까지 가미되어있으니 금상첨화죠.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제가 개인적으로 태권브이보다는 똘이와 제타로보트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네요.
내용이 재밌기도 했지만 끝부분에 여자아이가 사람을 치료하는 약 하나를 두고 지하세계왕을 살리느냐, 엄마를 살리느냐 고민을 하는 씬이 나오는데 이 부분의 갈등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제타로보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태극마크가 나와서도 아니고 제타로보트가 태권도를 사용해서도 아니었다는 뜻이죠.
물론 이것만이 문제고 이것만 해결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죠.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할게 못되니까요. 하지만 태권브이만 너무 집착하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너무 태권브이의 일부분만 갖고 문제를 제기했나요? 뭐 생각해보면 만화의 걸림돌은 많죠.
대표적인 것이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입니다.
일본에선 아직도 중 장년층이 만화를 봅니다. 나쁘게 말하면 허무한 것이지만 꿈을 잃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죠. 뭐 아무렴 좋아요. 만화는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 그럼 한국적이고 두뇌개발을 꾀하며 교육적인 내용을 강요하며 유치하게 만들어야겠네요. 제가 대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니면서 1학년때 없었던 가장 대표적인 과목분야는 바로 에듀케이션입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교육과 문화적인 소양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인데 그런 관심이 만화, 영상 쪽에선 잘못된 방향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녁시간 TV에서 하는 애니메이션에 피가 튀기거나 심한 폭력장면이 나오면 방송금지 당하겠죠.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부분은 화려하고, 폭력적이고, 선정적인데(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선호하는 지 보면 알 수있죠.) 그 반대로 만화는 점점 반폭력적으로 흘러가야 하다니... 그러니 유치한 결과물 밖에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죠.(네이버에 초빼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의 글을 읽고 인용해봤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의식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한강이 열리고 태권브이가 나올 거라는 상상은 하지 않아요. 무조건적인 제재보다는 의식수준에 맞는 교육과 무엇이 아이들의 문화적인 소양에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연구가 더욱더 필요할 것입니다. 어쨌든 만화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위한다는 제재가 유치한 결과물 => 흥행참패라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