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_3

개인취향 2010. 6. 22. 17:29 |

비 오는 날의 풍경

지하철의 지하도에서 빠져 나오자,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우산을 갖고 있었기에
우산을 쓰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지 길거리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무어라고
딱히 짚기는 어려웠지만 묘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엇갈리는 사람 모두가 아무도 우산을 쓰고 있지 않았다. 이렇게나 억수같이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모두들 과묵하고 어두운 얼굴이었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길거리에서 택시 한 대가 멈춰 서더니, 운전기사는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타라고 소리쳤다. 별로 지갑에 돈이 없었기에 안 탄다고 했지만,

「돈 따위는 안 내도 좋으니까, 어쨌든 타!」

하고 말하는 택시기사의 기세에 밀리기도 했고, 길거리의 뭔가 묘한 분위기가 싫기도 해서
도망치듯 그 택시에 올라탔다. 한참을 달리다가 왜 나를 태웠냐고 물으니 택시기사는 혀를
차며 말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마치 혼잡한 길을 걷는 것처럼 이리저리 피하면서 걷는 모양새를 보니
저거 내가 안 도와주면 저승가겠구나 싶어서 말이야……너 뭐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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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H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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